2025/07/01 4

뽕 오디의 계절

무논에 모내기 후 산그림자 드리우면저수지 떠받치는 두 그루 뽕나무가옆 옆에 서 있는데도 이파리는 색이 달라 동생들 누나 함께 오디를 따 먹으며휘어진 가지를 잡자 고향에 가 닿는다입가에 오디 물 가득 어린 꿈이 묻었다 형제들 주고받는 살갑던 꽃피울 때한때가 따라와서 생각은 고향 언덕곁에는 찔레꽃 향기 코끝에서 감돈다 시작 노트> 형제들도 제각기 살아가다 보면 만나기가 힘이 든다. 항상 보고 싶고 그리운 것이 형제·자매이다. 둘째 동생이 집 장만하였다고 형제·자매 초대를 하였다. 도시를 벗어난 곳에 자리한 아파트는 환하게 앞이 트인 게 마음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손수 가꾸는 텃밭 70여 평에 구경 갔다. 이즘에 모를 심은 논에 물이 가득 차 있어 산과 하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때 저수지 옆 뽕나무..

안과 진료실 앞에서

안과 앞 진료실에 진료를 기다리다이름이 안 불리자 일제히 꺼내 든다이 앱을 건드렸다가 이것저것 누른다 꼭 봐야 하는 것도 긴요한 것 없지마는안 보면 궁금하여 늪 속에 빠져든다안 봐도 안될 것 없고 꼭 볼 것도 아니다 치료하러 왔으면서 눈 혹사 하는 모습의사도 할 말 없다 몸에 밴 습관인 걸안과에 자주 들러서 치료받을 수밖에

탁발 나서다,

겨울눈 푹푹 내려 먹이 찾아 내려왔다주둥이 앞세우고 냄새 따라 찾은 절집암자는 수런대다가 순간 숨을 멎었다 담장 안 힐끔대는 짧은 목 무거워서공양간 보살님과 두 눈이 마주치자탁발 온 멧돼지 가족 주린 배를 채웠다 사람과 멧돼지 사이 배고픔은 똑같음을 허기 채워 떠난 자리 우담발라 꽃이 피고백련화 꽃이 진 자리 발자국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