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뒤안길/멍석을 깔아 놓고

그림이 너무 좋아서[폄]

선들메 2008. 9. 27. 12:37

샘터갤러리 개관 1주년 기념 초대전 l `꽃과 빛`
방혜자, 김돈식展
2008.08.29(금) ~ 2008.09.30(화)
Opening : 2008.08.29(금) 오후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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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소개

 

이번 전시의 초대작가 방혜자 선생은 순수한 빛의 숨결을 수년간 그려온 빛의 화가입니다. 

서울 미대를 졸업한 직후 1961년 도불, 파리 국립 미술학교와 파리 국립 응용미술학교 등에서 벽화와 색유리 수업을 받았습니다. 서울과 파리를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는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 작가로, 지금까지 프랑스, 한국, 독일, 미국, 캐나다, 스웨덴, 벨기에, 스위스,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110여 회에 이르는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졌습니다.

방혜자 선생이 빛과 함께한 50여 년 여정의 시작은 감수성이 풍부했던 유년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작가는 자연에서 발견되는 빛의 강렬함에서 독특한 미적 체험을 하게 됩니다. 특히 시인 김돈식과의 만남은 그녀가 빛의 화가로 거듭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외사촌 오빠이기도 한 김돈식 선생은 유년시절 남다른 감수성을 지닌 방혜자에게 사물을 보는 방법과 자연에 귀 기울이는 것 등을 알려준 친구이자 스승이었습니다. 이 시절 이미 방혜자 선생은 앞으로의 기나긴 여정이 빛과 함께할 것이라는 신념을 갖게 됩니다.
 
 방혜자 선생의 50여 년이 빛과 함께였다면, 시인 김돈식 선생의 50년은 꽃과 함께한 세월이었습니다. 금아 피천득 선생의 제자이기도 한 시인은 평생을 자연과 함께 살면서 사람 사는 이야기와 꽃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석화촌>은 영산홍이 가득한 꽃밭으로, 방혜자 선생이 천착해 온 빛과 자연의 숨결을 연결해 주는 만남의 장소입니다.

 오랜 이국에서의 생활은 방혜자 선생이 창작에 더욱 몰두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빛의 탄생>, <하늘과 땅에서>, <우주와 자연의 숨결>, <대지의 빛>, <생명의 숨결>, <빛의 눈>, <빛의 소리>에서 보여 주었듯이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넘어 우주로 향하는 초월적 미의 세계관을 완성하게 됩니다. 방혜자 선생의 빛은 우주를 넘어 생명으로 회귀하는 원초적 미의식에 닿아 있습니다. 그 시절 냇가에서 누이에게 조약돌을 주워 주며 놀던 꼬마 시인은 50여 년의 세월에도 불구하고, 꽃을 가꾸며 동심을 잃지 않은 노 소년이 되어 누이와 다시 만났습니다.

어린 시절 손가락을 걸며 약속했던 미래에 대한 소박한 꿈들은 방혜자 선생이 61년 파리로 떠난 후에도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영글어 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작품 제작에 몸을 아끼지 않는 열의를 보인 방혜자 선생과 그 넓은 꽃밭에서 땀흘려 일하는 중에도 시를 창작하는 김돈식 시인의 모습에 아름답고 싱싱한 유년의 모습이 그대로 살아 있었습니다.

“시인은 시를 통해 만나고, 화가는 그림을 통해 알게 됩니다.”

이미 고희를 훌쩍 넘어버린, 세월의 아름다운 흔적들이 곳곳에 배어 있는 두 거목의 만남은 그래서 더욱 뜻 깊은지도 모릅니다.

청명한 가을의 문턱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아름다운 가을 햇살과 잘 어울리는 전시회가 될 것입니다.


l 샘터갤러리 디렉터 이종호

| 작가소개
방혜자   BANG. Hai ja

| 작품소개

 



 방혜자 l 빛의 탄생 l 46x54cm l 2008  



 
방혜자 l 빛의 숨결 l 80x130cm l 2008  





방혜자 l 빛의 숨결 l 44x52cm l 2008  





방혜자 l 빛에서 빛으로 l 168x108cm l 2007  


 



방혜자 l 빛에서 빛으로 l 180x118cm l 2008    




방혜자ㅣ96x60cm l 무직천에 천연채색ㅣ2008
 
인생은 그림 한 폭
잘 그렸건 못 그렸건
보기 좋건 흉하건
또 길이 남건 말건
내 인생 내 멋대로
그려놓는 것

김돈식 詩 <그림 한 폭>중에서




방혜자ㅣ영산홍ㅣ99x98cm l 무직천에 천연채색ㅣ2008






방혜자ㅣ지는 꽃잎ㅣ45x48cm l 무직천에 천연채색ㅣ2008





방혜자ㅣ99x98cm l 무직천에 천연채색ㅣ2008
 

꽃잎들은 국경이 없다
각 가지 꽃들이
한데 어우러져
참으로 아름답다
동서남북 사람들도
한자리에 모여
평화롭고 화기애애한
저런 꽃밭이고 싶다



김돈식 詩 <꽃밭>중에서






방혜자ㅣ45x59cm l 무직천에 천연채색ㅣ2008

사람과 사람사이
산이 천개
산 넘어 또 산산
아스라한 산이 있어
세상살이가
어려운 것이네요

 김돈식 詩 <심격천산>


 

 

 방혜자ㅣ빛의 숨결ㅣ45x60cmㅣ닥지에 천연채색ㅣ2008
 

꽃 수술 일렁이며
파도치는 꽃잎 속에

내 얼굴 파묻고
내 시름도 파묻고

김돈식 詩 <백모란>중에서






방혜자ㅣ42x42cmㅣ 닥지에 천연채색ㅣ 2008

산 속 샘에
산과 구름이 있다

구름 훌쩍 어디 갔다가도
훠이훠이 돌아온다

샘물 속에 산과 구름이
백년해로 하고 있다

김돈식 詩 <샘물>중에서



 

방혜자ㅣ하늘만큼 땅만큼ㅣ75x122cmㅣ무직천에 천연채색ㅣ 2008






방혜자ㅣ천상의 토지ㅣ75x122cmㅣ무직천에 천연채색ㅣ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