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조 - 4
61. - 정철(鄭澈) -
간나해 가는 길을 사나해 에도 듯이
사나해 녜는 길을 계집이 츼도 듯이
제 남진 제계집 아니어든 이름 묻지 마오려
62. - 정철(鄭澈) -
오늘도 다 새거다 호미 매고 가자스라
내 논 다 매거든 네 논좀 매어 주마
올길에 뽕 따다가 누에 먹여 보자스라
63. - 정철(鄭澈) -
어버이 살아신 제 섬기 기란 다 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쳐 못 할 일은 이 뿐인가 하노라
64. - 정철(鄭澈) -
이고 진 저 늙은이 짐풀어 나를 주오
나는 젊었거니 돌이라 무거울가
늙기도 설워라커든 짐을 조차 지실가
65. - 정철(鄭澈) -
내 말 고쳐들어 너 없으면 못 살려니
머흔 일 궂은 일 널로하여 다 잊거든
이제야 남 괴려하고 옛벗 말고 어찌리
66. - 정철(鄭澈) -
나모도 병이 드니 정자(亭子)라도 쉴이 없다
호화(豪華)히 서신 제는 올이 갈이 다 쉬더니
잎 지고 가지 것근 후는 새도 아니 앉는다
67. - 정철(鄭澈) -
송림(송림)에 눈이 오니 가지마다 꽃이로다
한가지 것거 내어 님 계신 데 보내고저
저 님이 보신 후에야 녹아진들 어떠리
68. - 정철(鄭澈) -
화작작(화작작) 범나비 쌍쌍(쌍쌍) 유청청(유청청) 꾀꼬리 쌍쌍
날짐승 길짐승 다 쌍쌍 하다마는
어찌타 이내 인생은 혼자 쌍이 없느니
69. - 서억(徐억) -
녹초 청강상에 굴레 벗은 말이 되어
때때로 머리들어 북향하여 우는 뜻은
석양이 재 넘어가매 임자 그려 우노라
70. - 윤두서(尹斗緖) -
옥에 흙이 묻어 길가에 버렸으니
오는 이 가는 이 흙이라 하는고야
두어라 알이 있을지니 흙인듯이 있거라
71. - 윤선도(尹善道) -
더우면 꽃피고 추우면 잎지거늘
솔아 너는 어이 눈서리를 모르는다
구천의 뿌리깊은 줄을 글로하여 아노라
72. - 조식(曺植) -
삼동에 베옷 입고 암혈에 눈비 맞아
구름낀 볕 뉘도 쬔 적이 없건마는
서산에 해 지다하니 눈물겨워 하노라
73. - 정온(鄭蘊) -
책 덮고 창을 여니 강호(江湖)에 배 떠 있다
왕래 백구(往來白鷗)는 무삼 뜻 먹음인지
이 후란 떨치고 너를 좇아 놀리라
74. - 윤선도(尹善道) -
우는 것이 버국인가 푸른것이 버들 숲가
어촌(漁村) 두세 집이 모연(暮煙)이 잠겨세라
아희야 새 고기 오른다 헌 그물 내어라
75. - 윤선도(尹善道) -
내 벗이 몇이냐하니 수석(水石)과 송죽(松竹)이라
동산(東山)에 달 오르니 긔 더욱 반갑고야
두어라 이 다섯 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76. - 윤선도(尹善道) -
꽃은 무슨 일로 피여서 쉬이 지고
풀은 어이하여 푸르는듯 누르나니
아마도 변치 아닐 손 바위 뿐인가 하노라
77. - 윤선도(尹善道) -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 시기며 속은 어이 비었는다
저렇고 사시에 푸르니 그를 둏아 하노라
78. - 소백주(小栢舟) -
상공(相公)을 뵈온 후엥 사사를 믿자오매
졸직(拙直) 한 마음에 병들가 염려러니
이리마 저리차 하시니 백년(百年) 동포하리라
79. - 구용(具容) -
벽해 갈류후(碧海竭流後)에 모래 모여 섬이 되어
무정 방초는 해마다 푸르르되
어찌타 우리의 왕손은 귀불귀(歸不歸)를 하느니
80. - 봉림대군(鳳林大君) -
청석령 지나거냐 초하구(草河溝) 어드메오
호풍(胡風)도 차도 찰사 궂은 비는 무스일고
뉘라서 내 행색(行色) 그려다가 님계신 데 드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