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들메 2011. 3. 26. 23:31

61. - 정철(鄭澈) -

간나해 가는 길을 사나해 에도 듯이

사나해 녜는 길을 계집이 츼도 듯이

제 남진 제계집 아니어든 이름 묻지 마오려

 

62. - 정철(鄭澈) -

오늘도 다 새거다 호미 매고 가자스라

내 논 다 매거든 네 논좀 매어 주마

올길에 뽕 따다가 누에 먹여 보자스라

 

63. - 정철(鄭澈) -

어버이 살아신 제 섬기 기란 다 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쳐 못 할 일은 이 뿐인가 하노라

 

64. - 정철(鄭澈) -

이고 진 저 늙은이 짐풀어 나를 주오

나는 젊었거니 돌이라 무거울가

늙기도 설워라커든 짐을 조차 지실가

 

65. - 정철(鄭澈) -

내 말 고쳐들어 너 없으면 못 살려니

머흔 일 궂은 일 널로하여 다 잊거든

이제야 남 괴려하고 옛벗 말고 어찌리

 

66. - 정철(鄭澈) -

나모도 병이 드니 정자(亭子)라도 쉴이 없다

호화(豪華)히 서신 제는 올이 갈이 다 쉬더니

잎 지고 가지 것근 후는 새도 아니 앉는다

 

67. - 정철(鄭澈) -

송림(송림)에 눈이 오니 가지마다 꽃이로다

한가지 것거 내어 님 계신 데 보내고저

저 님이 보신 후에야 녹아진들 어떠리

 

68. - 정철(鄭澈) -

화작작(화작작) 범나비 쌍쌍(쌍쌍) 유청청(유청청) 꾀꼬리 쌍쌍

날짐승 길짐승 다 쌍쌍 하다마는

어찌타 이내 인생은 혼자 쌍이 없느니

 

69. - 서억(徐억) -

녹초 청강상에 굴레 벗은 말이 되어

때때로 머리들어 북향하여 우는 뜻은

석양이 재 넘어가매 임자 그려 우노라

 

70. - 윤두서(尹斗緖) -

옥에 흙이 묻어 길가에 버렸으니

오는 이 가는 이 흙이라 하는고야

두어라 알이 있을지니 흙인듯이 있거라

 

71. - 윤선도(尹善道) -

더우면 꽃피고 추우면 잎지거늘

솔아 너는 어이 눈서리를 모르는다

구천의 뿌리깊은 줄을 글로하여 아노라

 

72. - 조식(曺植) -

삼동에 베옷 입고 암혈에 눈비 맞아

구름낀 볕 뉘도 쬔 적이 없건마는

서산에 해 지다하니 눈물겨워 하노라

 

73. - 정온(鄭蘊) -

책 덮고 창을 여니 강호(江湖)에 배 떠 있다

왕래 백구(往來白鷗)는 무삼 뜻 먹음인지

이 후란 떨치고 너를 좇아 놀리라

 

74. - 윤선도(尹善道) -

우는 것이 버국인가 푸른것이 버들 숲가

어촌(漁村) 두세 집이 모연(暮煙)이 잠겨세라

아희야 새 고기 오른다 헌 그물 내어라

 

75. - 윤선도(尹善道) -

내 벗이 몇이냐하니 수석(水石)과 송죽(松竹)이라

동산(東山)에 달 오르니 긔 더욱 반갑고야

두어라 이 다섯 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76. - 윤선도(尹善道) -

꽃은 무슨 일로 피여서 쉬이 지고

풀은 어이하여 푸르는듯 누르나니

아마도 변치 아닐 손 바위 뿐인가 하노라

 

77. - 윤선도(尹善道) -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 시기며 속은 어이 비었는다

저렇고 사시에 푸르니 그를 둏아 하노라

 

78. - 소백주(小栢舟) -

상공(相公)을 뵈온 후엥 사사를 믿자오매

졸직(拙直) 한 마음에 병들가 염려러니

이리마 저리차 하시니 백년(百年) 동포하리라

 

79. - 구용(具容) -

벽해 갈류후(碧海竭流後)에 모래 모여 섬이 되어

무정 방초는 해마다 푸르르되

어찌타 우리의 왕손은 귀불귀(歸不歸)를 하느니

 

80. - 봉림대군(鳳林大君) -

청석령 지나거냐 초하구(草河溝) 어드메오

호풍(胡風)도 차도 찰사 궂은 비는 무스일고

뉘라서 내 행색(行色) 그려다가 님계신 데 드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