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뒤안길/묵향 그리고 시맛
[김정수의 시조 산책(27)노을 질 무렵
선들메
2019. 9. 28. 16:20

물결이 그리다 둔 바람이 거들다 간
알금솜솜 모래 무늬 노을 빛 음표 위로
키 잡는 꽃게 한 마리 현을 뜯자 파도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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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수 시조시인 |
은빛 모래 위로 물결과 바람이 혼자만 알 수 있는 그림을 그린다.
오선지에 음표처럼 이리저리 흩어지다 모이는 순간의 흔적들, c음은 빨갛게, G음은 청자빛. 저녁 노을 위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음표들의 여운이 시리도록 곱다.
맑은 선율에 화들짝 놀란듯 파도가 달려 와 악보를 낚아채 달아난다. 한 소절 높은 음으로. 김정수 시조시인
경상일보, KS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