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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다랭이 논(65) – 박홍재

선들메 2023. 1. 5. 14:15
【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다랭이 논 – 박홍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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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홍재 기자
  •  승인 2022.10.23 08:05
  •  업데이트 2022.10.2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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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랭이 논
                                 박홍재

 

 

 

눈높이 층층 계단 깨금발로 선 논배미

저녁 답 산 그림자 갸웃하게 견줘보니

비탈을 그린 포물선 활 등 같은 태극무늬

등골이 휘어지도록 지게 짐 흙을 날라

아버지 굽은 등에 얼룩으로 남은 눈물

봄 햇살 헹구어 놓은 잔디밭을 일구셨다

손수 심은 미루나무에 까치집도 올려놓고

논귀 밭귀 땅 고르며 저 세상을 그렸을까

논두렁 베고 누워서 묵정논을 지키신다

-  시조집 《말랑한 고집》에서

다랭이논이 있는 풍경 [사진 = 박홍재]

<시작 노트>

사는데 가장 힘든 것이 배고픔이다.
손바닥 만한 땅만 있어도 일구어 곡식을 심었다.
다랭이 논이다.
지게로 힘들여 농사짓던 것이다.
그 힘들었던 땅이 이제 영원한 유택이 되었다.
그렇게 정성을 쏟고 애를 쓰던 그 다랭이 논이.
바라보면 눈물이 쏟아진다.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

▷경북 포항 기계 출생
▷2008년 나래시조 등단
▷나래시조시인협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회원
▷세계시조포럼 사무차장(현)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현)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taeyaa-park@injurytime.krㄷㄷㅏ랭이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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