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우탁(禹倬) -
한손에 막대잡고 또 한손에 가싀쥐고
늙는길 가싀로 마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러더니
백발이 제몬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2. - 이조년(李兆年) -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은 삼경(三更)인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
다정(多情)도 병인양하여 잠못들어 하노라
3. - 이존오(李存吾) -
구름이 무심(無心)탄 말이 아마도 허랑(虛浪)하다
중천에 떠 있어 임의로 다니면서
구태여 광명한 날빛을 가려무삼 하리오
4. - 최영(崔瑩) -
녹이상제(綠耳霜蹄) 살지게 먹여 시냇물에 싯겨타고
용천설악(龍泉雪鍔)을 들게 갈아
장부의 위국충절(爲國忠節)을 세워볼까 하노라
5. - 이방원(李芳遠) -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萬壽山) 드렁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하여 백년까지 누리리라
6. - 정몽주(鄭夢周) -
이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 죽어
백골(白骨)이 진토(塵土)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님 향한 일편단심(一片丹心)이야 가실줄이 있으랴
7. - 길재(吉再) -
오백년 도읍(都邑)지를 필마(匹馬)로 돌아드니
산천(山川)은 의구(依舊)하되 인걸(人傑)은 간듸없네
어즈버 태평연월(年月)이 꿈이런가 하노라
8. - 원천석(元天錫) -
흥망(興亡)이 유수(有數)하니 만월대(滿月臺)도 추초로다
오백년 왕업(王業)이 목적(牧笛)에 부쳤이니
석양(夕陽)에 지나는 손이 눈물겨워 하노라
9. - 이색(李穡) -
백설(白雪)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머흘에라
반가운 매화(梅花)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호올로 서서 갈 곳 몰라 하노라
10 - 정도전(鄭道傳) -
선인교(仙人橋) 나린 물이 자하동(紫霞洞)에 흐르니
반천년(半千年) 왕업(王業)이 물소래 뿐이로다
아희야 고국(故國) 흥망(興亡)을 물어 무삼하리오
11. - 황희(黃喜) -
대추 볼 붉은 골에 밤은 어이 듯들으며
벼 븬 그루에 저 게는 어이 나리는고
술익자 체장수 돌아가니 아니 먹고 어이리
12. 박인로(朴仁老) -
심산의 밤이드니 북풍이 더욱차다
옥루고처에도 이 바람 부는게오
긴밤의 치우신가 북두에 비겨 바래로다
13. - 이정보(李晸輔) -
산가(山家)에 봄이 오니 자연히 일이 하다
앞내에 살도 매고 울밑에 외씨도 심고
내일(來日)은 구름 걷거든 약(藥)을 캐러 가리라
14. - 성운(成運) -
전원(田園)에 봄이 드니 이몸이 일이 많다
곶 남ㄱ은 뉘 옮기며 약밭은 언제 가리
아희야 대 븨어 오너라 삿갓먼저 겨르리라
15. - 김종서(金宗瑞) -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은 눈 속에 찬데
만리 변성에 일장검 짚고 서서
긴파람 큰 한소리에 거칠 것이 없어라
16. - 성삼문(成三問) -
수양산(首陽山) 바라보며 이제(夷齊)를 한하노라
주려 굶을 진정 채미(採微)도 하는 것가
아모리 푸새의 것인들 그 뉘 따헤 났더니
17. - 성삼문(成三問) -
이 몸이 죽어 가서 무엇이 될고 하니
봉래산(蓬萊山) 제일봉에 낙락장송(落落長松) 되었다가
백설(白雪)이 만건곤(滿乾坤) 할제 독야청청(獨也靑靑) 하리라
18. - 이개(李塏) -
창 안에 혓는 촛불 눌과 이별하였는데
겉으로 눈물 지고 속 타는 줄 모르는고
저 촛불 날과 같아야 속 타는 줄 모르더라
19. - 유응부(兪應孚) -
간 밤에 부던 바람 눈서리 치단말가
낙락장송이 다 기울어지단 말가
하물며 못다 핀꽃이야 일러 무삼하리오
20. -박팽년(朴彭年) -
가마귀 눈비 맞아 희는 듯 검노매라
야광명월(야광명월) 이야 밤인들 어두우랴
님 향한 일편 단심이야 변할 줄이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