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조 제57호 원고 - 계단, 계단을 걷다 계단, 계단을 걷다박홍재어릴 때 아버지가 내 행동 옭아매자 갈등은 골이 생겨 깊어만 가고 말아 접점이 삐뚤어지며 서걱대던 아픔을 자식을 키우면서 그때야 깨달았네내가 거기 없었었고 아버지도 거기 없어그 자리 없는 사이에 계단 높이 달라졌다 발표 작품/부산시조 2025.04.15
《나래시조》2025년 봄호 원고 - 박홍재 불편을 깔고 앉아박홍재혹시나 흠이 될까 공기도 팽팽하다깔끔한 분위기가 괜스레 어색해져평소에 편하게 먹던 그 버릇이 나올까 봐 어깨가 찌뿌둥해 주위 한번 둘러보니속마저 더부룩이 시시비비 걸어온다엇박자 오른손 왼손 미끄러져 엎지른다 잔잔한 클래식이 안단테로 조여오면옆 사람 눈 피하니 생각도 꼬여지고태연한 몸가짐 대신 잔기침을 뱉는다 무엇을 먹는 건지 된장국 생각나고맘 편히 게걸스럽게 먹던 것 길들어져국밥집 뚝배기 그릇 눈에 얼른 스친다. 발표 작품/나래시조 2025.04.15
제15회 전국문학인 꽃축제 원고 - 길 위에 꽃 길 위에 꽃박홍재-개나리아지랑이 손놀림에 봄빛이 걸려 있다 수줍게 내민 입술 바람결에 깜짝 놀라 봄, 봄, 봄 노란 색종이 모자이크 울타리 -호박꽃넝쿨은 제 몸 낮춰 너덜 길 감싸안고고개 쳐든 촉수 하나 하늘과 어울려서새로운 우주 하나를 사부자기 잉태한다 -민들레원죄를 묻기 전에 촉은 이미 틔워놓고가을볕에 달구어진 꽃망울 날갯짓에시위를 잡아당기며 갈마드는 하얀 홀씨 2008년《나래시조》신인상 등단. 발표 작품/여기 2025.04.15
2025년 볍씨 원고 낙동강 하구는 지쳐 있다 채찍질 몰고 가는 몰이꾼 구령 따라황지에서 출발하여 굽잇길 휘둘리면골마다 잠자던 전설 능청능청 다독인다물너울 치는 몸짓 제 고향은 잊지 말자앞에서 이끄는 대로 출렁출렁 흐른다뒤따라 흐르다 보니 내 본색은 잊힌다맑은 물은 멋모르고 사람들 내친 오수에아린 목 시고 떫어 가쁜 숨 턱에 찬다탁한 데 바다 만나기 민망하고 송구하다 고객 향한 눈빛 매무새 잘 다듬어거리를 굽어본다툭 던진 한마디는방긋이 전화번호눈 맞춤꼬드기려고눈빛 반짝 빛난다 살구 꽃 필 때마다 덜 익어 새콤하고 한때는 달콤하던수줍던 고 가시네 살구처럼 익더니만노랗던 어린 시절은 잊었는지 소식 없다옛 기억 들춰 보니 살구꽃 닮았었네눈 감고 되씹어도 언제나 아린 그 맛초여름 보리누름 때 문득문득 생각난다 파전과 비 맞물리다.. 발표 작품/볍씨 2025.04.05
부산시조 제57호(25년 상반기호) 원고 계단, 계단을 걷다 박홍재 어릴 때 아버지가 내 행동 옭아매자 갈등은 골이 생겨 깊어만 가고 말아 접점이 삐뚤어지며 서걱대던 아픔을 자식을 키우면서 그때야 깨달았네내가 거기 없었었고 아버지도 거기 없어그 자리 없는 사이에 계단 높이 달라졌다 발표 작품/부산시조 2025.03.29
《나래시조》2025년 봄호 원고 불편을 깔고 앉아 / 박홍재 혹시나 흠이 될까 공기도 팽팽하다깔끔한 분위기가 괜스레 어색해져평소에 편하게 먹던 그 버릇이 나올까 봐 어깨가 찌뿌둥해 주위 한번 둘러보니속마저 더부룩이 시시비비 걸어온다엇박자 오른손 왼손 미끄러져 엎지른다 잔잔한 클래식이 안단테로 조여오면옆 사람 눈 피하니 생각도 꼬여지고태연한 몸가짐 대신 잔기침을 뱉는다 무엇을 먹는 건지 된장국 생각나고맘 편히 게걸스럽게 먹던 것 길들어져국밥집 뚝배기 그릇 눈에 얼른 스친다. 발표 작품/나래시조 2025.02.10
2025년 문예지발간지원사업 월간문학 원고 꼬리연 / 박홍재 하늘 높이날아올라어머님찾아주렴계신 곳보이거든꼬리 살랑 흔들어라연실에 내 마음 묶어 무덕무덕보내리 고유식별번호(주민번호)연락처주소(원천 징수 영수증 수령자)계좌 정보540116-1902417010-3553-1122우)47571부산시 연제구 고분로 260.(연산9동, 경남아파트)은행명우리은행예금주명박홍재계좌번호043-289835-02-101 발표 작품/월간 문학 2025.02.09
2023년 오늘의 시조 17호 건조한 말 받아든 휴대폰 속 그 말이 콕 찌른다뭐라도 해야 돼지 그래 놀면 어쩌는가그렇지, 놀고 싶어 노나 할 일 없어 놀잖니바람에 실려온 말 건성으로 듣자 해도그 누가 일 있으면 오라고 해보라고좋구나! 재무장하고 무장하고 갈낀데하기야 오래 놀며 백수 된 지 오래되어딱 맞는 일거리도 하고 싶지 않은 거다별스레 짜달 시리게 그냥저냥 살았는데 조각가 양손에 아령 들고 반복한 횟수만큼묵직한 지구 무게 들어 올릴 때까지숨었던 근육을 깨워 한땀 한땀 짓는다왜소해 아무에게 설움 받고 살아왔다땀방울 흘린 만큼 살아나는 근육 살려꾸준히 다듬어 만든 조각상을 올린다 발표 작품/오늘의시조시인회의 2025.02.05
산림문학 2025년 봄호 원고 당산나무박홍재 외로 꼰 새끼줄이 한지를 질끈 씹고황토색 흙더미가 맴을 도는 신목 근처저절로 두 손 모은 채 겸손했던 정초쯤당산제 고수하는 토박이 말마디가새롭게 이주해 온 신세대 목소리에토막 나 당산나무는 잊힌 채로 서 있다 발표 작품/산림문학 2025.02.05
2025년 연간집 첫 물 뜨다 박홍재 밤하늘 별빛 달빛 이슬방울 품어 안은우물의 첫 손님은 흰 수건 엄마였다첫물을 드므에 쏟는 소리 아직 명징하다찰방찰방 이고 오며 그림 그린 고향 골목 어둠을 걷어 내고 새벽을 열던 소리 어젯밤 꿈에 쟁쟁해 물맛 보러 나는 간다 발표 작품/오늘의시조시인회의 2024.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