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작품/나래시조

《나래시조》2025년 봄호 원고

선들메 2025. 2. 10. 15:50

불편을 깔고 앉아 / 박홍재

 

혹시나 흠이 될까 공기도 팽팽하다

깔끔한 분위기가 괜스레 어색해져

평소에 편하게 먹던 그 버릇이 나올까 봐

 

어깨가 찌뿌둥해 주위 한번 둘러보니

속마저 더부룩이 시시비비 걸어온다

엇박자 오른손 왼손 미끄러져 엎지른다

 

잔잔한 클래식이 안단테로 조여오면

옆 사람 눈 피하니 생각도 꼬여지고

태연한 몸가짐 대신 잔기침을 뱉는다

 

무엇을 먹는 건지 된장국 생각나고

맘 편히 게걸스럽게 먹던 것 길들어져

국밥집 뚝배기 그릇 눈에 얼른 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