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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래시조》2025년 봄호 원고 - 박홍재

불편을 깔고 앉아박홍재혹시나 흠이 될까 공기도 팽팽하다깔끔한 분위기가 괜스레 어색해져평소에 편하게 먹던 그 버릇이 나올까 봐 어깨가 찌뿌둥해 주위 한번 둘러보니속마저 더부룩이 시시비비 걸어온다엇박자 오른손 왼손 미끄러져 엎지른다 잔잔한 클래식이 안단테로 조여오면옆 사람 눈 피하니 생각도 꼬여지고태연한 몸가짐 대신 잔기침을 뱉는다 무엇을 먹는 건지 된장국 생각나고맘 편히 게걸스럽게 먹던 것 길들어져국밥집 뚝배기 그릇 눈에 얼른 스친다.

제15회 전국문학인 꽃축제 원고 - 길 위에 꽃

길 위에 꽃박홍재-개나리아지랑이 손놀림에 봄빛이 걸려 있다 수줍게 내민 입술 바람결에 깜짝 놀라 봄, 봄, 봄 노란 색종이 모자이크 울타리 -호박꽃넝쿨은 제 몸 낮춰 너덜 길 감싸안고고개 쳐든 촉수 하나 하늘과 어울려서새로운 우주 하나를 사부자기 잉태한다 -민들레원죄를 묻기 전에 촉은 이미 틔워놓고가을볕에 달구어진 꽃망울 날갯짓에시위를 잡아당기며 갈마드는 하얀 홀씨 2008년《나래시조》신인상 등단.

2025년 볍씨 원고

낙동강 하구는 지쳐 있다 채찍질 몰고 가는 몰이꾼 구령 따라황지에서 출발하여 굽잇길 휘둘리면골마다 잠자던 전설 능청능청 다독인다물너울 치는 몸짓 제 고향은 잊지 말자앞에서 이끄는 대로 출렁출렁 흐른다뒤따라 흐르다 보니 내 본색은 잊힌다맑은 물은 멋모르고 사람들 내친 오수에아린 목 시고 떫어 가쁜 숨 턱에 찬다탁한 데 바다 만나기 민망하고 송구하다  고객 향한 눈빛 매무새 잘 다듬어거리를 굽어본다툭 던진 한마디는방긋이 전화번호눈 맞춤꼬드기려고눈빛 반짝 빛난다 살구 꽃 필 때마다  덜 익어 새콤하고 한때는 달콤하던수줍던 고 가시네 살구처럼 익더니만노랗던 어린 시절은 잊었는지 소식 없다옛 기억 들춰 보니 살구꽃 닮았었네눈 감고 되씹어도 언제나 아린 그 맛초여름 보리누름 때 문득문득 생각난다 파전과 비 맞물리다..

“절은 상상 이상의 매력 넘치는 곳…출가해 보세요”

“절은 상상 이상의 매력 넘치는 곳…출가해 보세요”우리는 왜 스님이 되었을까인해‧명오 스님 지음/민족사/1만7500원통도사‧동학사 학장 스님들 출가이야기감춰뒀던 스님들 출가‧수행과정 등 공개“출가는 누구나 꼭 한 번 가볼만한 길”기자명권오영 기자 oyemc@bulgyo-in.com바로가기기사스크랩하기다른 공유 찾기본문 글씨 줄이기가본문 글씨 키우기입력 2025.03.10 17:47'우리는 왜 스님이 되었을까'를 펴낸 동학사 학장 명오 스님(왼쪽)과 통도사 학장 인해 스님.출가는 자신을 찾고, 나아가 모든 사람의 행복을 위한 수행의 길이다. 부처님이 중생이 겪는 고통의 무게를 직시하고, 그 고통에서 벗어나는 법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섰듯, 출가는 자신의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통해 그 속박의 굴레에..

카테고리 없음 2025.03.13

《나래시조》2025년 봄호 원고

불편을 깔고 앉아 / 박홍재 혹시나 흠이 될까 공기도 팽팽하다깔끔한 분위기가 괜스레 어색해져평소에 편하게 먹던 그 버릇이 나올까 봐 어깨가 찌뿌둥해 주위 한번 둘러보니속마저 더부룩이 시시비비 걸어온다엇박자 오른손 왼손 미끄러져 엎지른다 잔잔한 클래식이 안단테로 조여오면옆 사람 눈 피하니 생각도 꼬여지고태연한 몸가짐 대신 잔기침을 뱉는다 무엇을 먹는 건지 된장국 생각나고맘 편히 게걸스럽게 먹던 것 길들어져국밥집 뚝배기 그릇 눈에 얼른 스친다.

2025년 문예지발간지원사업 월간문학 원고

꼬리연 / 박홍재 하늘 높이날아올라어머님찾아주렴계신 곳보이거든꼬리 살랑 흔들어라연실에 내 마음 묶어 무덕무덕보내리 고유식별번호(주민번호)연락처주소(원천 징수 영수증 수령자)계좌 정보540116-1902417010-3553-1122우)47571부산시 연제구 고분로 260.(연산9동, 경남아파트)은행명우리은행예금주명박홍재계좌번호043-289835-02-101

2023년 오늘의 시조 17호

건조한 말 받아든 휴대폰 속 그 말이 콕 찌른다뭐라도 해야 돼지 그래 놀면 어쩌는가그렇지, 놀고 싶어 노나 할 일 없어 놀잖니바람에 실려온 말 건성으로 듣자 해도그 누가 일 있으면 오라고 해보라고좋구나! 재무장하고 무장하고 갈낀데하기야 오래 놀며 백수 된 지 오래되어딱 맞는 일거리도 하고 싶지 않은 거다별스레 짜달 시리게 그냥저냥 살았는데  조각가 양손에 아령 들고 반복한 횟수만큼묵직한 지구 무게 들어 올릴 때까지숨었던 근육을 깨워 한땀 한땀 짓는다왜소해 아무에게 설움 받고 살아왔다땀방울 흘린 만큼 살아나는 근육 살려꾸준히 다듬어 만든 조각상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