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시학 발표작품 「과객」,「사과 공판장」 과객 박홍재 탱탱한 여름 오후 구름 한 점 심심하다 느닷없이 사라진다 사위가 시원하다 두 두둑 발걸음 소리 다녀갔나 누군가 사과 공판장 박홍재 사과 궤짝 실은 트럭 줄을 서서 졸고 있다 대기표 번호 보니 까마득한 먼발치다 총총한 징검돌 건너 밤을 꼬박 새우겠네 층층이 상자마다 .. 발표 작품/시조시학 2013.10.31
2013년 통권 제33호, 34호 「노부부」 노부부 박홍재 달그락 그릇 소리 솥뚜껑 여는 소리 나물 무친 찬그릇에 김이 서린 밥 두 공기 할머니 솟아오른 해 봉긋하게 담았다 골짜기 하도 깊어 겨울마저 꿈쩍 않고 부엌 앞 개숫물이 꽁꽁 언 얼음장을 등 굽은 할아버지가 무딘 괭이로 깨고 있다 야간 파출소에서 박홍재 육법전서 .. 발표 작품/부산시조 2013.10.23
2013년 나래시조 발표작 - 봄, 여름, 가을, 겨울. * 봄호(105호) 새벽시장 박홍재 화톳불 춤사위에 어두움은 물러서고 겹쳐 입은 옷 살만큼 뒤뚱이는 걸음걸이 바싹 탄 입술 언저리 싸한 바람 스친다 수런대는 소리에 눈을 뜨는 간 고등어 밤새워 골목 지킨 가로등 하품 소리 손수레 둥근 바퀴가 시장 바닥 들어선다 발자국 무늬마다 길바.. 발표 작품/나래시조 2013.04.30
2012년 나래시조 발표작 - 봄, 여름, 가을, 겨울. * 봄호(101호) 비석 그대는 누구에게 선택되지 않았을 때 흙밟고 자리 지킨 무명의 용사였다 정 끝이 정수리 위에 나를 불러 세웠다 자유를 잃어버린 구속의 굴레에서 온 몸으로 불사르며 견뎌 온 나날들이 무언가 나를 향하는 기도 같은 혼이 있다 바람도 스쳐가고 비와 눈도 맞으면서 견.. 발표 작품/나래시조 2012.04.28
2011년 나래시조 발표작 - 봄, 여름, 가을, 겨울. <봄호 97호 발표작.> 오래된 몸짓 -동래 한량무 박홍재 먹물 찍은 화선지에 스며드는 여백처럼 담아 온 이야기를 듬뿍 적셔 그린 삽화 몸속에 고였던 시간 한 뜸 한 뜸 풀어내며 구부정한 어깨선이 으쓱하는 뜬 걸음새 존재의 가벼움을 차마 말로 못하여서 버선발 솟은 저 콧날 숨소리.. 발표 작품/나래시조 2011.05.07
2010 년 나래시조 발표작 - 봄, 여름, 가을, 겨울. 봄호 발표작<93호>. 시장바구니 9시 뉴스 낱말들이 바구니에 담겨진다 가족들 먹 거리를 한 톨 씩 조각위해 곰삭은 주머니 지폐 접힌 허리 펴 보이며 진열대 여기 저기 붙여 놓은 가격표는 마이크 볼륨만큼 높아진 숫자 군단 눈길만 분주 하면서 들고 놓고 망설인다 빙빙 돌다 제자리.. 발표 작품/나래시조 2011.05.07
2009년 나래시조 발표작 - 봄, 여름, 가을, 겨울. <봄호 89호> <여름호 90호> 시장 보기 저녁 9시 뉴스들이 주섬주섬 담겨진다 가족들 작은 꿈을 조각하지 위하여 지갑 속 풀 죽은 지폐 접힌 허리 펴든다 진열대 구석구석 두리번거리다가 하나쯤 건강 위해 만져보는 유기농품 마이크 볼륨만큼이나 높아 있는 가격표 넋 놓고 쳐다보.. 발표 작품/나래시조 2011.05.07
2008년 나래시조 발표작 - 봄, 여름, 가을, 겨울. <가을호 87호> 씨감자의 꿈 박홍재 세상이 소화 못한 화두 하나 쪼개면 뽀얗게 다가오는 녹말 같은 언어들 파헤쳐 세상 옆구리 꿈을 감싸 묻는다 삶 또한 가벼워야 묵언 면벽 깊이 들어 수신기 주파수를 한껏 높여 빼 올렸다 고통은 눈이 부시게 소통의 잎이 피고 침묵이 뱉아 낸 건 침.. 발표 작품/나래시조 2011.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