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고향 이야기

기계 장날 - 박목월

선들메 2013. 8. 4. 16:17

기계 장날

 

- 박목월

 

아우 보래이

사람 한 평생

이러쿵 살아도

저러쿵 살아도

시큰둥하구나

누군

그저 살믄

오늘 같이 기계장도 서고,

 

허연 산뿌리 타고 내려와

아우님도 만나잖는가베

앙 그렁가잉

이 사람아

 

누군 왜 살아 사는 건가

그저 살믄

오늘 같은 날

지게 목발 받쳐 놓고

 

어슬어슬한 산비알 바라보며

한잔 술로

소회도 풀잖는가

 

그게 다 기막히는 기라

다 그게 유정한기라.

 

 

* 박목월 시인이 초창기 기계 농협에 근무할 당시 지은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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