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 통보
박홍재
핏덩이 안아보면 한 집안이 안겨온다
고마운 마음 담아 며느리 바라본다
네 신랑 태어나던 날 내 모습이 어려온다
맞벌이로 떠안았던 보석 같던 손주 녀석
삼 년간 살갑도록 자식 키운 실수 줄여
제 혼자 아장거리며 할미 앞에 재롱떤다
어미 고생 생각하여 어린이집 보낸다니
당장 손을 놓으려니 정을 떼듯 섭섭하다
공적비 못 세울망정 파면 같은 일방 통보
착한 심성 할미 씨앗 웃음 속에 심었으니
이제는 누가 키워도 별 탈 없이 자라겠지만
남편이 한숨 쉬는 내게 건네는 손 따습다
홍시
박홍재
바람 불고 비가와도
햇살들 보살핌에
언덕 위
먹감나무
감 한 톨
빨갛게 익어
쟁반 위
고운 빛깔로
엄마 앞에 놓이고 싶다
박홍재 taeyaa-park@hanmail.net 010-3553-1122
주소 우)47571
부산시 연제구 고분로 260. 2동 802호 (연산9동, 경남아파트)
2008년 나래시조 등단, 시조집『말랑한 고집』,『바람의 여백』
제7회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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