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 위 난간 잡고 간당간당 걷던 세월 힐난 값 욕 값으로 받았던 월급봉투 아껴서 집 장만하고 자식들도 건사하고
비바람 막느라고 낡아진 외벽 창틀 따뜻한 아랫목을 지켜주지 못한다며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내몰린 산업세대
젊은이 틈바구니 비집지 않으려고 솜씨는 쟁쟁해도 갈 곳 잃고 무뎌간다 내친 이 입방아 위에 삿대질도 지쳤다
[사진 = 박홍재]
<시작 노트> 오래된 것들은 낡을 수밖에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젊은 시절 열심히 일하며 산다. 자신도 모르게 낡아가는 것도 모른 채. 어느 날 나를 뒤돌아보면 창틀처럼 낡아져 있다. 가족을 감싸 안을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 낡아지면 그 어디에도 발붙일 곳이 없다. 창틀이 집안의 따뜻함을 감싸듯이.
◇박홍재 시인
▷경북 포항 기계 출생 ▷2008년 나래시조 등단 ▷나래시조시인협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회원 ▷세계시조포럼 사무차장(현)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현)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taeyaa-park@injurytim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