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손도 시원 찾아 정수리 더듬는다 낙동강 천삼백 리 첫발을 딛는 여기 뉘라서 태백에 와서 고개 기웃 않겠는가 길이야 멀다 해도 가다 보면 닿을 것을 가면서 굽이치는 아리랑 저 곡조를 물굽이 모롱이 돌며 적시면서 흐른다
- 시조집 《바람의 여백》(2022년 세종도서 선정)에서
황지 표지석 [사진 = 박홍재]
<시작 노트>
무엇이든지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옮아간다. 낙동강 줄기가 1,300리를 이어오는 첫 출발지이다. 그곳이 태백의 황지연못이다. 삶도 역시 작은 마음이 일어나서 자꾸만 키워나간다. 황부자와 며느리의 애달픈 사연을 담고 있는 황지연못. 시원에서 하구언까지 굽잇길에서 얼마나 많은 골짜기와 사람들을 만나며 흐르는가. 그 사연을 들어보면 역사가 되고 서사가 된다. 물굽이를 따라 흐른다. 아리랑 노래를 부르면서.
◇박홍재 시인
▷경북 포항 기계 출생 ▷2008년 나래시조 등단 ▷나래시조시인협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회원 ▷세계시조포럼 회원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현)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 ▷명소 기행(포토 에세이) 『길과 풍경』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2022년 세종도서 선정(《바람의 여백》)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taeyaa-park@injurytim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