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공간/나의 시조 합평

[이 한편의 시조] 재개발지구 /박홍재 [문화] 2015.01.21(수)

선들메 2019. 8. 23. 10:15

반쯤 헐린 집채 곁에 멀뚱히 선 전봇대

얼기설기 얽힌 인연 아직 끊지 못하고

동강 난 전깃줄들만 바람결에 흔들린다



무너진 담벼락도 흩어지면 외롭다고

서로를 보듬으며 온기를 찾아봐도

굴착기 등 굽은 소리 바람결에 들린다



▶박홍재=2008년 '나래시조' 등단.



사람들은 그리움을 남겨두고 터전을 떠난다. 전봇대조차 인연을 끊지 못하고 무너진 담벼락도 온기를 찾고 있다. 재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그들의 그리움이 동강 나지 않기를, 그들의 꿈이 잘리지 않기를 빌어 본다.

정희경·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