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도보./걸으며 생각하며

[스크랩] 낙동강 1,300리 길을 따라 흐르며

선들메 2012. 4. 14. 10:22

 

사람이 살아가면서

기회를 잡는다는 것은 자신이 살아가는 길에 중요한 의미를 갖게 해 준다.

 

우연찮게 만난 기회는 인생의 길이 바뀔 수도 있기 마련이다.

그 기회가 책이나 스승, 아니면 자연과의 만남일 것이다.

 

그런 기회가 나에게도 다가왔던 것이다.

낙동강 1,300리 길을 걸을 수 있는 기회를... 나는 낚아채었다.

 

10박 11일의 여정이 특히 여름이라 그리 녹녹지는 않으리라 생각을 하였다.

겨울의 일정은 겪어본 경혐이 있었지만......

 

낙동강 1,300리(515km)의 길이 결코 쉬운 길이 아니라는 것도 느꼈다.

그러나 나는 꼭 강을 끼고 물을 따라 강 주변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다.

 

아마도 내가 이번 도보에서 만난 모든 이들이 나와 같은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강물처럼 휘어진 곳은 휘어져 가고 바른 길은 똑바로 갈 줄도 알고 쉬면서 생각하고 낮은데로 낮은데로 흘러가는......

 

한 마리 두루미의 날개짓이 나무 가지를 흔들듯이

강물은 땅을 적시고 사람들의 가슴을 적시면서 세상을 정화하면서 흐르고 있었다.

 

내가 바라본 낙동강은 이제 자연의 재해를 이겨낼 수 있는 장년기에 들었으며

언제나 거뜬히 자생하면서 흘러가고 있는 것이었다.

 

좁으면 좁은대로, 넓으면 넓은대로 소용돌이도 치며 여울도 지으면서 그냥 있는 그대로

조급함도 안타까움도 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면서 흐르고 있었다.

 

나는 보았다.

우리의 산하는 그냥 흘러가는 진리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삶을 원망하지도 슬퍼하지도 고뇌하지도 않을 것 같았다.

그 많은 사연들을 가슴으로 견디며 살아온 터였기 때문에......

 

태백의 황지에서 구비구비 우리의 땅을 적시면서 하구언에서 바다와 만남을 위햐여

그러나 그 어떤 약속도 하지 않고 조우하고 뒤섞여 한 몸이 되는 것을......

 

나는 희망한다!

아름다운 낙동강은 영원하리라는 것을.

 

 

 

 

 

 

 

 

 

 

 

 

 

 

 

 

 

 

 

 

 

 

 

출처 : 인생길 따라 도보여행
글쓴이 : 호미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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